"남다르다". 매번 제주에 올 때마다 떠올리는 생각이다.
제주는 무수히 왔지만, 여름이 한창 시작되는 제주는 처음이다.
후텁지근한 공기가 숨을 막히게 하지만, 숨을 천천히 고르며 걸을 예정이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빛마저 신비로운 곳.
왜 제주를 '천혜의 환경'이라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한치도 가늠할 수 없는 날씨와 환경이 제주의 매력이 아닐까.
누군가의 발길을 따라 오르고 걷는 이 긴장의 순간과
설렘의 감정이 제주를 자주 찾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함께 간 웰터 익스페리먼트 크루들의 컨디션도 살피며,
안전에 대한 주의를 계속해서 기울인다.
햇살이 이내 대지를 비추면 열기를 안고 그 열기는 온몸을 머금는다.
바람과 나무가 만나는 마찰음, 어디선가 지저귀는 새소리,
인간의 손길이 미처 뻗지 못한 자연의 공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작은 바람과 다짐을 새기는 순간이다.
어디든 과정의 끝은 있기 마련이다.
함께 땀 흘리고 오른 제주의 오름은 더할 나위 없었다.
사각형 프레임에 이 모습을 담기엔 많이 부족했지만,
오감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식히며 자연 삼매경에 빠졌다.
알면 알수록, 가면 갈수록, 제주는 참 신비한 곳이다.
산림이 울창한 숲속에서 만난 이끼 군락지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벅차올랐다.
십수년간 천천히 이 공간을 자연이 가꾼 셈이다.
자연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많지 않다.
그저 소중히 여기는 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