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는 건 봄이 온다는 증거다. 꽃이 피지 않는 한 봄은 오지 않는다.
무채색의 자연에 조금씩 자연의 색이 더해지는 이 시기엔 몸이 자연스레 문밖으로 향한다.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 봄을 절대 놓칠 수 없다. 웰터 익스페리먼트 크루와 함께 봄을 맞으러 하이킹을 나섰다.
몸을 조금씩 움직여 잠들어있는 몸 구석구석을 깨우는 것도, 걸으면서 나누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즐겁기만 하다. 나무 틈 사이로 비치는 따뜻한 햇살마저 반가웁기 그지없다.
가뿐 숨을 내쉬면서도 여기저기 핀 진달래를 구경하느라 걸음이 점점 느려진다. 시간을 재촉하는
누군가의 요청도 잠시 눈감아도 될 시간이다.
정상에 올라 탁 트인 광경을 마주한다. 오를 때마다 마음 한편엔 후회라는 단어가 몇 번이고 생각나지만,
역시 산 정상에 오르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눈 녹듯 사라진다.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경험하는 크루 덕분에
오늘도 감사한 하루다.
어디선가 산들바람이 불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훔친다.
다음엔 어디로 갈까...?